재산권의 과거 소련과 미국의 사례

 

 법과 질서에서 가장 오해를 많이 받는 부분이 바로 재산권입니다. 재산권은 운 좋게도 상당한 재산을 소유한 사람에게 매우 소중하지만 경제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재산권이 대체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희소한 자원의 배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재산권을 인정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경제적 제도가 모두 가능합니다. 재산권을 법이나 정책을 통해 축소할 수도 있으며, 예를 들면, 임대료를 통제할 경우 재산권은 그 가치가 제로나 심지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뉴욕 시의 수많은 아파트 소유주들이 법적으로 제공해야만 하는 서비스 비용이 임대료를 초과할 경우 건물을 버리고 도망을 갑니다. 건물 유기는 불법이므로 이들 건물 소유주들은 재산권의 가치가 마이너스가 될 경우 신분을 숨기고 도망 다닙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물을 파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 건물은 자산이라기보다는 부채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재산권 제도가 없어도 자원을 배분할 수 있으며, 실제로 여러 국가에서 이러한 관행을 지속해 왔습니다. 재산권의 유무에 따른 경제적 결과는 국민 전체와 엄청난 재산을 가진 극소수의 사람들에게 서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집이나 망치는 소유주가 있거나 없거나, 아니면 정부가 소유하고 있거나 상관없이 똑같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이름으로 그 집이나 망치를 소유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전혀 다릅니다. 비록 소유주의 존재 여부에 상관없이 그 외형은 똑같지만 재산권은 재산권이 만들어 내는 인센티브와 그 인센티브가 사람들의 행동에 미치는 결과 때문에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재산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무엇이 다를까? 사소하지만 인상적인 사례로 소련을 방문한 일단의 미국 농부 대표단의 얘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들은 다양한 농산품이 부주의하게 포장되어 상한 과일이나 채소를 골라내지 않음으로써 같은 박스나 포대에 들어 있는 다른 멀쩡한 제품까지 상하도록 놔두는 것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개인이 농산물을 사적 재산으로 소유한 국가에서 살아온 미국 농부들은 이처럼 원시적인 부주의함과 낭비를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만약에 미국에서 이러한 상황이 벌어졌다면, 누군가 엄청난 손해를 보았을 것입니다. 종종 식량 부족을 경험해 온 소련에는 더 고통스러운 일이었으나, 재산권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그 피해가 농산물을 포장하고 선적하는 사람에게 직접 전가되지 않음으로써 그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재산권이 존재하지 않거나 국민 전체가 식량을 소유한 공산 국가에서는 그 식량이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전에 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충분한 인센티브가 개인에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운송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농산품을 조심스럽게 다루거나 아무렇게 다루어도 이에 상관없이 고정적인 임금을 받습니다.

 

 적어도 이론상으로 이들을 보다 삼엄하게 감시한다면 농산품이 상하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감시에는 비용이 수반됩니다. 사실 감시 자체는 대체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희소한 자원중 하나입니다. 더구나, 감시관을 누가 감시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소련은 공산당원들이 사회 전체를 샅샅이 뒤져 의무를 게을리하는 사람이나 법을 어긴 사람을 색출해 내도록 함으로써 사람들을 감시했습니다. 그러나 소련의 전체주의 하에서도 부패와 비효율성이 싹트기 시작해 확산되었으며, 정부의 이러한 감시 제도가 재산권을 가진 소유자가 직접 자신의 재산을 감시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더 큰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